저는 중3 학생이고 평소에 주변을 많이 의식하는 편 입니다. 복도에서 걸을 때도 사람이 걸어오면 눈을 어디 둬야 할 지 모르겠고, 걷는 모습 조차 딱딱하게 굳어 어색해보입니다. 그런 제가 싫어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워지고 싶은데 몸은 마음을 안 따라주고 언제 어디서나 뚝딱거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초등학생때 정말 활발한 성격을 가진 학생이었습니다. 이것저것 나서고 도전하며 전교회장까지 했던 저였는데, 지금은 반에 이렇다 할 친한 친구 한 명 없을 정도로 조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론 다른반에 친한 친구들이 한두명 있긴 하지만 같은 반이 아니어서 학교에선 거의 한 마디도 없이 지내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초등학교때 질 안좋은 무리와 크게 싸우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반배정할때 떨어트려 달라고 할 정도로 제가 그 친구들을 많이 불편해 하고 힘들어하는것 때문 같습니다. 그 친구들이 모자란거다, 잘난 내가 이해해주자 몇번이고 되뇌이지만 그 친구들을 마주칠때면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더 속상한건 그 친구들의 동생과 제 동생이 많이 친하다는 것 입니다. 사실 반에 친구가 없는데 익숙한건 작년 반에서 만난 어떤 친구가 1학기엔 같이 지내다가 2학기 즈음 저를 불편하다며 무리에서 빼자고 해서 혼자 다니게 된거지만, 제가 주변을 과하게 의식하는 문제의 가장 원초적인 원흉은 초등학교시절 싸웠던 친구들 인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초6때 부터 공연이나 오디션 같은 일 때문에 화장을 배웠었는데 중1까지는 그런 특별한 일이 있을때만 화장을 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피부가 안 좋았었는데 선크림도 못챙겨바르고 나갈 때도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화장을 하고 등교하는 친구들을 보고 처음엔 단순한 마음으로 나도 한 번 해볼까 싶어서 중2부터 화장을 하고 등교했는데, 그러다보니 화장을 한 모습에 익숙해지고 안 한 모습은 점점 숨기게 되면서 이젠 화장 또는 마스크 없이는 절대 집 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내년엔 저도 고등학생이고, 화장에 신경쓸 여유는 없을 것 같은데 민낯으로 과연 제가 등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사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생겨서 싸운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화장 안한 모습으로 처음을 시작하면 계속 화장을 안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는 있지만, 사실 그 처음 조차 두렵긴 합니다. 이사를 갈 수 있는거지 가야하는 상황은 아닌데다가 다니던 학원이나 내신 따기 쉬운 학교가 주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문제 때문에 화장을 안하고 편하게 학교를 다니고 싶어서 이사를 선택했습니다. 아직 확정이 아니라서 결정을 바꿀수는 있지만 지금 제 마인드로는 절대 이 동네에선 화장 없이 다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게 제가 요즘 하는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듣고싶은 말이 해결책인지 마음의 위로인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상처를 받은지 오래라 이젠 너무 익숙해져서 고민을 쓰면서도 막 슬프지는 않는데, 항상 달고살던 고민이라 그냥 지금 제 마음은 이 악순환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 싶은 답답함인 것 같고, 불편한 상황을 계속 겪는 현실이 짜증나고 싫은 것 같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minseo님 안녕하세요.
용기 내어 긴 마음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minseo님이 오랫동안 사람 관계 속에서 긴장하고 마음고생을 많이 해왔다는 게 느껴졌어요.
특히 초등학교 때 힘들었던 경험이 계속 이어지면서, 사람을 마주할 때 자연스럽게 몸이 굳고 주변 시선을 많이 의식하게 된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의 모습이 원래부터 조용하고 위축된 성격이라기보다, 여러 경험 속에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조심스럽게 만들게 된 과정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화장에 대한 고민도 단순히 꾸미는 문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너무 불안해진 상태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화장한 모습이 더 안전하게 느껴지고 민낯은 숨기고 싶은 마음이 커졌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 minseo님이 느끼는 답답함은 단순히 “화장을 할까 말까”보다,
“나는 언제쯤 편하게 사람들 사이에 있을 수 있을까”에 더 가까운 고민처럼 느껴졌어요.
또 주변을 많이 의식하고 어색해지는 모습 때문에 스스로를 이상하게 느끼고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던 경험이 오래 남아 있으면 이후에는 별일이 없어도 몸이 먼저 긴장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이사를 가고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 덜 불안한 곳에서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에 가까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새로운 환경이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지금의 불안과 긴장이 하루아침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억지로 완벽하게 자연스러워지려고 하기보다, minseo님이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과 공간을 천천히 늘려가는 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혼자 계속 이 고민을 안고 있기 버겁게 느껴진다면, 마음하나 심층상담을 통해 지금까지의 관계에서 받았던 상처나 불안한 마음들을 차분히 이야기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minseo님이 앞으로는 지금보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생활과 사람 관계를 이어갈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